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로 지칭했다.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최대 경제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하기 하루 전 상원 청문회 답변이었다.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에 기반을 둔 단계적 보상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지 반나절만에 단계적 제재완화 논의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시간 10, 11일 이틀간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협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당신은)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는데, 그 표현이 김정은에게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내가 그런 말을 했던게 확실하다”고 답했다. 김정은은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상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미 외교수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직격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 중에도 최대 경제적 압박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미국이 만족할만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제제를 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미사일 확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유엔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부과하는 글로벌 동맹을 결성했다”고 제재의 위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전 제재 유지’ 입장을 밝힌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궁극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의 경제제재는 해체되지 않을 것이란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식으로든 제재완화 얘기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제시한 포괄적 비핵화 합의에 기반한 단계적 보상 아이디어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미)두 정상이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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