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박영선·김연철 등 장관 5명 임명 강행

"청문회 우여곡절" 소회 밝힌 문 대통령
장관 발탁배경 일일이 설명하며
"각별하게 성과 보여달라"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박영선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앞서 마주 보며 인사하고 있다. 수여식에는 조국 민정수석(뒷줄 왼쪽 첫 번째)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네 번째) 등 청와대 참모들이 배석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박영선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앞서 마주 보며 인사하고 있다. 수여식에는 조국 민정수석(뒷줄 왼쪽 첫 번째)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네 번째) 등 청와대 참모들이 배석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들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장관에 임명된 인사는 11명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 장관 임명 배경 이례적 설명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김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5명의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미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3명과 달리 박·김 후보자는 9일 0시부터 장관 임기가 시작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험난한’ ‘우여곡절’ 등의 표현을 써가며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인사청문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주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이를 통해 행정능력, 정책능력을 잘 보여주기 당부드린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신임 장관들의 발탁 배경을 일일이 설명했다. 진 장관에 대해서는 “중진 광역단체장들과 잘 협력하기 위해선 특별히 조금 더 높은 경륜을 갖춘 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저희가 어렵게 청원드렸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과 관련해선 “대·중소기업 간 상생 관련 입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제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벤처 등이 모두 살아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니 각별하게 성과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념 편향 논란이 제기됐던 김 장관에 대해선 “평생 남북관계 통일정책을 연구해오셨고 과거 남북 협상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박양우 장관에게는 “관광 분야가 전공인 만큼 한류 문화가 문화산업뿐 아니라 경제 관광이라든지 다른 분야에도 뒷받침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문 장관에게는 “해운업 위상이나 경쟁력을 되살리는 역할의 적임자라고 생각해 모셨다”고 말했다.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인사만 11명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박·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는 ‘3·8개각’을 마무리하고 10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전 정부에서도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들을 관례적으로 임명했다는 점을 들어 박·김 후보자의 임명 강행을 시사했다.

하지만 집권 만 2년 만에 청문보고서 없이 장관에 임명된 인사가 벌써 11명에 달하는 등 ‘속도’에서는 역대 정부를 뛰어넘을 태세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총 17명이 청문보고서 없이 장관에 임명됐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10명이었다. 현 정부 들어 인사 강행 사례가 부쩍 늘어난 데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야당시절 주장했던 엄격한 잣대를 통과할 인사를 발탁하는 것은 물론 검증에도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간 정쟁으로 청문회가 ‘후보자 흠집내기’로 변질된 것도 청문보고서 채택이 한층 어려워진 원인이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예기치 않은’ 유임 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국토부 장관 후임은 시간을 갖고 찾아보자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정호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한 만큼 후임자는 부동산 정책 주무 장관으로서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회로 복귀할 때까지 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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