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청문 과정 낙마 이례적…어수선한 분위기속 차기 후보군에 관심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자진 사퇴했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최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국토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는 짧은 사퇴의 변만 남기고 다른 말은 남기지 않았다.

그는 한때 경기도 분당과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한 사실상 3주택자였던 전력으로 논란을 겪었다.
'다주택 논란' 최정호 국토장관 후보자 낙마…전격 자진사퇴

그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와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 등 아파트 2채와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을 갖고 있다가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 딸 부부에 증여하고 월세로 거주 중이다.

서민주거를 책임질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작 공직에 있을 때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됐고, 최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 내내 자신의 부동산 보유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사과해야 했다.

특히 딸 부부에게 분당 아파트를 증여하고 월세로 다시 거주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증여' 논란이 더 확산됐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본의 아니게 다주택자가 됐다"며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된 이후 다주택 상황을 벗어나고자 급히 처분하기 위해 딸 부부에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성난 여론은 진정되지 않았고 여기에 더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최 후보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 결국 자진사퇴에 이르렀다.

국토부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2주택 이상 보유자를 다주택자로 규정하고서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로 집값이 불안정하다는 판단 아래 이들의 수요 억제에 주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2주택을 보유했고 세종시 펜트하우스 분양권까지 가진 최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투기수요 견제 등 부동산 정책을 펼치는 데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토부 내부도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한 공무원은 "이런 상황까지 올 줄 몰랐는데 할 말이 없다"며 "다시 후보를 세우고 청문회 준비를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어느 부처나 그렇지만, 국토부는 최근 장관 교체기를 맞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이런 상황을 수개월은 더 보내야 할 처지다.
'다주택 논란' 최정호 국토장관 후보자 낙마…전격 자진사퇴

적어도 참여정부 이후 국토부 장관 후보 중에 인사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더욱 크다.

최 후보자는 과거 공직에 있을 때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발휘했고 직원들과 소통에도 뛰어나 신망이 두터웠다.

심지어 공무원노조까지 최 후보자의 장관 후보 지명을 환영하고 청문회 통과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최 후보자의 낙마로 다시금 차기 장관 후보자 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손병석 전 국토부 1차관 등이 최 후보자와 함께 장관 후보 물망에 오른 바 있다.

이 중에서 손 전 차관은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됐다.

누가 후보로 나오든 차기 장관이 나오기까지 다시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미 현 장관이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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