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쟁몰이" vs 한국 "모두 지명철회"…채택시한 넘길듯
여권 내부서도 '최정호·조동호 부담' 분위기…"국민 정서 안 맞는 분들"
청문보고서 채택시한 D-1…與 내부도 부담 기류 여전
장관 후보자 7명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시한이 31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팽팽한 기 싸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권의 반발이 극심한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없는 임명' 가능성마저 제기돼 여야 대치 정국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치도록 한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늦어도 다음 달 1일까지는 청문보고서 채택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장관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12∼13일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후보자 7명 전원을 지명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치공세라고 맞서고 있어 사실상 채택시한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민주당과 함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마저 일부 후보자들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밝혀 여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청문보고서 채택시한 D-1…與 내부도 부담 기류 여전
◇ 한국, '김연철·박영선 무조건 낙마'…최정호·조동호는 '채택 거부'

한국당은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며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들 2명에 대해서는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검토할 필요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문회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공격한 박 후보자에 대해선 정치자금법·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이번 주 초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등 잔뜩 벼르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당초 7명의 후보자 전원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으나 모든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후보자에 따라 다른 입장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여권에서조차 반대 기류가 감지되는 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2명에 대해서는 청문보고서 채택을 아예 거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나머지 진영 행정안전부·문성혁 해양수산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해서는 부적격 사유를 상세히 명시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8일 의원총회를 통해 김연철·박영선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다.

또, 조동호 후보자의 경우 미제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다.

다만 다른 4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격과 부적격을 병기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청문보고서 채택시한 D-1…與 내부도 부담 기류 여전
◇ 민주 "한국당 정쟁 몰이 과도"…최정호·조동호 '부담' 기류도

일단 민주당은 7명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한 한국당의 지명철회 주장은 과도한 정쟁 몰이라고 보고 역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청문회가 일방적 인신공격과 신상털이의 장으로 흘렀고 일부 후보자들의 흠결이 발견됐다고 해도 청문보고서에 적격·부적격 의견을 담아 당별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에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국회에 인사청문회 제도를 둔 것은 상임위별로 후보자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한 데 아우르기 위한 것"이라며 "아니면 말고 식 정치공세를 벌이는 무대가 아니다"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범진보 진영에 속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일부 후보들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명확히 밝힘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최소한의 부담을 덜려면 1∼2명은 솎아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나 정서에 맞지 않는 분(후보자)들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청문보고서 채택시한 D-1…與 내부도 부담 기류 여전
여권에서는 일단 최정호·조동호 후보자 등 2명은 최종 임명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도부 일각에서 최 후보자와 조 후보자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며 "청와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낙마 이야기까지 직접 거론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배경 탓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4·3 보궐선거 이후 일부 후보자들의 낙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일단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다시 요청할 수 있는 만큼, 가장 늦춰 잡더라도 선거가 끝난 4월 10∼11일이 사실상 '청문보고서 송부 최종 시한'이 된다는 분석이다.

물론, '10일 이내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해'라는 규정에 따라서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내달 10일 이전에 장관 임명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작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