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중재 역할 타진 여부 관심…조만간 미국도 방문할 듯
김현종, 러시아 방문하고 귀국…'김정은 방러' 현안 논의한듯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비밀리에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차장은 러시아 정부 인사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6박 7일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으로 향했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대외 방문 의전 책임자다.

김 부장의 러시아 방문은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 부장이 러시아 측과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 및 북러 정상회담 일정·장소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하노이 비핵화 합의' 결렬 후 단계적 비핵화 등 자신들의 요구를 거부한 미국 측을 압박하고자 우방인 중국·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방러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김 차장이 러시아로 향한 만큼 관심은 한국 정부가 김 차장을 통해 러시아 측에 교착상태인 북미 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당부했을지에 쏠린다.

이는 정부가 북한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와의 사전 조율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재개에 필요한 물밑 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김 차장이 지난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와 26일 한-벨기에 정상회담에 불참하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차장이 미국 등을 찾아 '포스트 하노이' 전략을 가다듬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출국길에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김 차장은 조만간 미국도 방문해 찰스 쿠퍼만 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인사 등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쿠퍼만 부보좌관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차장이 미국을 방문할 경우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미국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한편, 대북 제재와 남북 경협 등을 놓고 한미 간 입장을 조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러나 김 차장의 출국 여부나 행선지 등을 두고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차장이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는가'라는 물음에 "외교·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런 스탠스는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북미 대화 재개를 이끌기 위해선 이전보다 정교한 정부의 중재역이 요구되는 만큼 한층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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