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당시 북한 외교관에게 탈북 권유…스페인 당국, 국제 체포영장 발부"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 침입 인정…"FBI 요청으로 정보공유"
"北대사관 침입자들 渡美한 듯…스페인, 범죄인 인도청구 계획"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 스페인 당국이 최근 용의자들에 대해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법원이 이들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대사관 침입 당시 북한 외교관에게 탈북하라고 설득했다고 AP,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법조계 소식통을 인용해 현지 판사는 신원이 확인된 모든 용의자가 침입 사건 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스페인이 용의자들 가운데 최소 2명에 대해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스페인 경찰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기소된 인물은 없는 상태다.

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은 수사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문서에서 당시 스페인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인권운동가라고 밝혔으며, 이들 중에는 미국, 멕시코 국적자 각 1명과 한국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들은 북한대사관에서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그룹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의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사건 발생 후 수일이 지난 2월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스페인 고등법원은 밝혔다.

홍 창은 스페인 당국이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두 사람 중 한명이다.

법원은 또 '샘 류'라는 이름의 미국 시민의 신원도 확인했다.

AP통신은 '우 란 리'라는 이름의 한국 국적자의 신원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북한 해방" 운동을 하는 단체 소속이라고 밝히면서 북한대사관 관리 한명을 지하실로 데리고 가 탈북을 권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P는 이들이 스페인에서 공인된 유일한 북한 외교관인 소윤석(So Yun Sok) 경제 참사에게 탈북을 권유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재갈을 물렸다고 전했다.

앞서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서류 등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후 경찰의 정보부서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을 투입해 사건을 수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이 반(反) 북한단체인 '자유조선'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도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FBI와 연계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자유조선은 26일 오후(세계표준시 UTC 기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일은) 습격(attack)이 아니었다.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responded)했던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certain information)를 공유했다"며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들이 스페인에 인도될 경우 최대 28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