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후 대치 이어지다 진정 양상…靑 "기류변화 신중히 파악"
북미 접촉 살피며 특사파견 등 중재 시기 고려할 듯
靑, 北복귀에 안도…'롤러코스터 정세' 숨고르며 중재 채비하나

북한이 철수시켰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일부가 사흘 만에 복귀하면서 청와대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지 않고 일단은 진정세를 보여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북측의 기류변화를 신중히 파악해야 한다"면서도 "우리로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볼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무엇보다 하노이 담판 결렬 후 강화하는 흐름을 보인 북미 대치가 누그러드는 듯한 양상으로 진입한 데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3주가량 이어진 북미 간 주고받기식 대치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내비치고 미국도 대북 추가제재안을 내놓으면서 위기감이 감돌았고, 급기야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 연락사무소 인력을 전격적으로 철수시키자 위기 지수가 한 단계 상승했다.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여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면서도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다소 당혹해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 사실이 알려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됐던 재무부의 대북 제재 철회를 '명령'했고, 북한은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이날 사무소 인원 일부를 복귀시킴으로써 강대강 대치가 완화되는 국면이 조성됐다.

이런 일련의 '롤러코스터 정세'는 북미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의 산물이자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닫히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런 맥락에서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던 북미 간 대화를 추동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다만, 북미가 한 차례씩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어도 여전히 상황은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문 대통령의 중재역은 여전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안의 본질인 비핵화를 두고 '빅딜'을 원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앞세우는 북한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어서다.

대북특사 파견이나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등 문 대통령의 중재역이 곧바로 실행으로 옮겨지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금은 북미 간 변화 기류를 정확히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며 "더욱 정교한 중재역이 필요한 만큼 서둘러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북특사 파견 여부를 놓고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그에 관한 움직임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해서도 "방식이나 시기를 말씀드리긴 이르고, 회담 준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북미 양측이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이견을 해소할 실마리를 이른 시간 안에 찾지 못한다면 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하는 결단을 앞당길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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