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투쟁 선봉장으로
보수층 결집·지지율 상승 기여
'취임 100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금수저서 '나다르크' 변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가 2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공주’ ‘금수저 정치인’ 같은 이미지에 갇혀 있던 그가 석 달여 만에 대여(對與) 투쟁 선봉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중순 취임 당시 “주먹보다 머리를 쓰는 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그동안 목소리 큰, 보여주기식 투쟁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론 전략적이고 꼼꼼한 ‘2단계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들개’를 자처하며 ‘단식 불사’의 강경 투쟁을 강조한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와 달리 대안 정당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그는 취임 직후부터 ‘리더십 부재’ 비판에 시달렸다. 작년 말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어렵사리 조국 민정수석을 국회에 불러놓고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해 지지층의 원성을 샀다. 올 1월에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에 반발해 5시간30분씩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였다가 ‘웰빙 단식’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무리하게 대여 전선만 넓힌다”는 지적도 받았다.

나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가 변한 것은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때부터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하는 등 ‘초강경 투쟁 모드’로 돌아섰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내에서 ‘이제야 싸울 맛이 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보수층의 한국당 지지율도 그의 연설을 전후해 10%포인트 넘게 상승(11일 58.7%→13일 69.5%·리얼미터 조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원내대표의 날카로운 언사가 현 정권에 실망한 보수·중도 세력을 결집시킨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층 사이에서 최근 그에게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란 별칭을 붙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나 원내대표가 선명성을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5·18 망언’ 논란 등으로 촉발된 당의 ‘우경화 우려’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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