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굴로프-임천일 약 5시간 회담…최근 러-北 접촉 잦아져

러시아와 북한이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외무차관급 회담을 열었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과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만나 회담했다.

러-북 외무차관은 이날 오전 각각 영빈관에 도착해 10시 45분께부터 회담에 들어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은 오찬을 겸해 오후 3시 45분까지 약 5시간 동안 이어졌다.

지난 11일 평양을 출발한 임 부상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12일 모스크에 도착했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뒤 낸 언론보도문에서 모르굴로프 차관과 임 부상의 회담 사실을 전하면서 "양측이 양자 관계 발전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간) 정치적 접촉 일정과 실무 분야 협력 진전 전망 등도 논의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루어졌다"고 밝혀, 지난달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조성된 한반도 정세를 고려한 비핵화 문제 등이 논의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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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앞서 지난 11일 임 부상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전하면서 "러-북 양자 관계를 담당하는 두 차관(모르굴로프 차관과 임 부상)이 양국 수교 70주년이었던 지난해 진행된 공동 업무들을 결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두 차관은 또 올해 양국 대표단 교류 프로그램, 외무부 간 접촉 등에 대해 견해를 교환할 것이라고 대사관은 전했다.

동시에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러-북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러-북 경제협력위원회) 제9차 회의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 공보실은 이번 러-북 외무차관 회동이 양국 외무부 간 정례적 협의 일정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러-북 간 접촉이 한층 활성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앞서 지난주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6일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러-북 경제협력위원회 제9차 회의를 열었다.

한만혁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모스크바를 찾아 5일 김일성 주석의 첫 소련 공식 방문 및 북-러 경제·문화 협정 체결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러시아 인사들과 만났다.

일각에선 임 부상이 이번 방러 기간에 베트남 북미 협상 결렬 이후 가능성이 한층 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를 사전 협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은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요구 조건 수용을 거부한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우방인 중국 및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중국에 이어 조만간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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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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