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원 위촉 놓고 충돌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야당 추천 정부 위원회 위원 인선을 놓고 번번이 충돌하고 있다. 한국당 추천 몫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 후보자 2명을 청와대가 결격사유를 들어 위촉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을 파괴한 사건”이라며 “거부권 행사는 상식과 법리 내에서 정당히 이뤄져야 하는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당이 추천한 이병령·이경우 원안위원 후보자 추천안을 통과시켰다. 이병령 후보자는 한국원자력연구소 원전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원자력 전문가이고, 이경우 후보자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방위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결격사유로 제시한 이경우 지명자의 회의 자문료, 이병령 지명자의 원전 수출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 이력 등은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국당이 추천한 인사를 배제하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위촉 거부가 아니라 원자력안전위 관련 법(원안위법)에 따른 결격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현행법상 원안위 위원 자격 요건이 너무 경직되게 규정돼 있어 국회와 법 개정을 협의 중이며 법만 개정되면 두 분을 얼마든지 모실 수 있다”고 해명했다. 원안위법 10조 1항에 따르면 원자력이용자단체의 장 또는 사업 관여자는 위촉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청와대와 한국당이 위원 추천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임명을 놓고도 한국당이 추천한 3명의 위원 후보자 중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등 두 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하며 한국당에 재추천을 요구한 바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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