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남은 한·미 연합훈련도 대부분 명맥만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두 훈련과 함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역시 올해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3대 한·미 연합훈련’이 모두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매년 8월께 해온 ‘UFG 연습’이란 명칭도 올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UFG 연습은 KR 연습, FE와 함께 한·미 양국 군대가 참여하는 3대 연합훈련으로 꼽혀왔다.

이미 한·미 양군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후 8월로 예정됐던 UFG 연습을 유예했다. UFG는 매년 3월께 열리는 KR 연습과 비슷한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 훈련이다.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채 이뤄진다. 당시 양국 국방부는 “UFG 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중단(suspend)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역시 훈련 명칭을 변경하는 등 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연말 시행하던 공군 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도 앞서 중단됐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비질런트 에이스를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신 규모가 축소된 한국 공군 단독훈련으로 대체됐다. 2017년 시행한 비질런트 에이스에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이 투입됐다. 이처럼 훈련 내용이 공세적이어서 북한에 큰 위협을 주는 훈련으로 분류돼왔다.

대규모 항공훈련인 맥스선더도 작년 2월에서 4월로 연기돼 이뤄졌다. 애초 B-52 폭격기 2대가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취소됐다. 올해 훈련 역시 훈련 중단 및 축소 기조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미 간 전투비행대대 전술과 연합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되는 쌍매훈련도 연기됐다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멥(KMEP)은 19회가 예정됐으나 11회만 했다.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국방개혁 2.0’ 일환인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도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올초 오산공군기지를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정도 기술이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해도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며 조기 환수 논의에 불을 지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