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양측이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1일 전했다. 미국에 대한 비난 메시지는 없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자청한 기자회견 내용도 담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노정에서 괄목할 만한 전진이 이루어졌다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했다”며 “조·미(북·미)관계 개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건설적이고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조·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김정은이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중앙통신과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사진 13장과 함께 1~2면에 실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거나 대화하며 활짝 웃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의지를 내보이는 한편, 안으로는 회담 실패에 따라 자칫 명분이 약해질 수 있는 김정은의 비핵화 노선에 대해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려는 의미로 풀이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