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미·북 2차 정상회담 의제를 협상하기 위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있는 베트남 하노이의 뒤파르크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미·북 2차 정상회담 의제를 협상하기 위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있는 베트남 하노이의 뒤파르크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북이 오는 27~28일 2차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본격적인 의제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정상회담 의제 분야 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하노이에 집결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께, 김혁철은 전날 오후 8시께 하노이에 도착했다. 양측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협상 시간과 장소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22일에는 직접 만나 하노이 선언에 담길 내용을 놓고 막판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와 관련, 김정은이 사전 의제 조율 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의제를 ‘백지’에 가까운 상태로 둔 채 회담에 임할 것 같다”며 “김정은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베트남 일정은 여전히 베일에 싸인 가운데 하노이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후지TV는 이날 복수의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인용, “김정은이 25일 밤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에 있는 랑선성 동당역에 열차를 타고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후 자동차로 하노이까지 갈 전망”이라고 전했다.

평양에서 열차로 베트남까지 가려면 약 60시간이나 걸려 늦어도 22일께 평양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전용기인 참매1호를 타고 중국 광저우까지 이동한 뒤 열차로 하노이로 가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6일 경유지인 베이징에서 하노이로 곧장 가지 않고, 광저우에서 1박 했다.

김정은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던 국빈방문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응우옌푸쫑 주석은 24~26일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 전후로 국빈방문 일정을 진행하기는 어렵게 됐으며 대신 김정은과 응우옌푸쫑 주석 간 양자회담 등의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