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시 영빈관 인근에 있는 가로등에 시 관계자가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나란히 걸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시 영빈관 인근에 있는 가로등에 시 관계자가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나란히 걸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무협상이 22일을 전후해 시작될 전망이다. ‘하노이 선언’을 도출하기 위해 미·북은 협상 절차를 2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책임자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는 19일 평양을 출발해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동행했다. 의전 준비를 위해 16일 베트남에 입국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사례를 감안하면 김혁철은 20일에 하노이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선은 지난 1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 곧바로 광저우(廣州)로 간 뒤 이튿날 하노이행 비행기를 탔다.

김혁철의 협상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일께 워싱턴DC를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김혁철’ 협상은 물리적으로 이번주 후반인 22일께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북 협상팀은 정상회담에 앞서 두 개의 협상 라인을 마련해 놓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김혁철’보다 낮은 단계의 실무급 협상이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 미국의 1차 협상팀은 17일 워싱턴DC를 떠났다. 웡 부차관보는 지난 6~8일 비건 대표의 2박3일 평양행에 동행했다. 웡 부차관보의 ‘파트너’는 박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다. 대미 외교통인 박철은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방미 때 수행했던 인물이다. 김창선 등 의전팀과 함께 먼저 하노이에 들어와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