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하락·고용 부진 등 보수·진보 떠나 실용적 대안 마련"

경제공부 모임 '경국지모'가 주도
김광두 교수·배상근 전경련 전무 등 다양한 강사 초청해 정책 토론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부 모임 ‘경국지모’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자영업 실태와 정부 대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부 모임 ‘경국지모’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자영업 실태와 정부 대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기술 진보로 위기에 놓인 골목상권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살릴 수 있을까요?”(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형마트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정부 개입이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15일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 2층의 제9 간담회실에선 인태연 비서관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이른 아침부터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대화 결과와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질문과 답변이 한 시간 반 넘게 이어졌다. “지역 자영업자들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박영선 의원)는 등의 제안도 여럿 나왔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내 경제 공부 모임인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가 주최했다. 간사를 맡고 있는 최운열 의원은 “처음엔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20여 명을 중심으로 모였지만 최근 참석자가 40여 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 문제를 바라보고, 대안을 내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9월 시작됐다. 매주 한 차례 현안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자리다. 최 의원은 “의원들마다 일정이 빡빡해 이른 아침에 모일 수밖에 없다”며 “간단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며 공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경제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진보 성향의 학자뿐 아니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경제학자나 경제단체 관계자들까지 초대해 강의를 듣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률 하락과 고용 부진,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산적한 경제 현안에 대해 집권여당으로 균형 잡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경국지모와 함께 소장파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더미래연구소의 공부 모임’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경국지모엔 변재일 의원과 박영선 의원, 송영길 의원, 정성호 기획재정위원장, 윤후덕 의원, 이원욱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바쁜 일정을 제쳐둔 채 ‘필참’하고 있다.

강사진도 화려하다. ‘제이(J)노믹스’의 설계자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들은 것을 시작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다녀갔다. 오는 22일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연자로 나선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재계 관계자인 배상근 전경련 총괄전무,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 등 다양한 전문가도 강의했다. 작년 9월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강의를 했고, 당정이 3기 신도시 등의 정책을 마련할 때 당내 인식 전환에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최 의원은 “강남에서 잘나가는 세무사도 초청하는 등 보수·진보의 이념을 떠난 관점에서 정책을 평가하고 시장 반응을 살펴보자는 취지”라며 “의원들이 정책을 만들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를 살려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올해부턴 이념을 떠난 실용적인 경제정책도 다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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