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와 '9-브릿지 사업 행동계획' 서명식을 갖고 있다. '9-브릿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조선, 항만, 북극 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의 한·러 간 협력사업이다. ··
"취업자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무거운 책임감""노인일자리 조기 모집 영향으로 고령층 실업자 늘고 실업률 상승"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1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만9천명 증가해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무는 등 엄중한 상황"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제8차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여건개선에 두고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 창출 목표 15만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홍 부총리는 1월 실업률이 4.5%로 1월 기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아진 것과 관련해 "올해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예년보다 일찍 시작하면서 모집과정에서 고령층 구직활동이 크게 증가했다.실업률 상승에는 고령층 실업자 증가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했다는 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그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17만명 줄어든 것을 두고서 "여러 경기 구조적인 문제와 투자 부진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 민간 투자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어려운 일자리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서 당초 신규채용 규모 2만3천명은 착실히 추진하고 추가로 2천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공공기관 시설 안전 및 재난 예방 등 안전분야 필수인력을 우선적으로 다음 달까지 확충하겠다"면서 "신규채용인력 2만5천명은 모두 정규직"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부 공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인턴 등 임시일자리 채용과 관련해서는 "일각에서 제기된 비효율이 제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홍 부총리는 이 밖에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신청과제 20건에 대해 다음 달 초까지 심의를 끝내고,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로 노·사·지자체·주민 등 지역 내 경제주체 간 협력을 통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확산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고용 부진 해결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의 조기 편성 가능성을 두고는 "추경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민간 활력을 제고하는 등 기존에 밝힌 정책을 집행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홍 부총리는 또 1분기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확정하는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착공을 지원해 투자·고용 창출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겠다고 덧붙였다.상반기 내에 주력산업, 신산업, 서비스산업 등 산업별 경쟁력 제고나 활성화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도 약속했다.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방안과 관련, 추가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하고 입법해 내년 최저임금은 새 제도에 따라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동유럽 순방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 컷의 사진을 통해 러시아와 헝가리 정부를 향한 메시지를 보냈다.11일(현지시간) 동유럽 순방 일정 중 첫 방문국인 헝가리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부다페스트 자유광장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었다.2m 높이의 이 동상은 레이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1년 6월 자유광장에 세워졌다.냉전 체제를 끝내고 옛 소련의 영향력을 차단해 동유럽 공산주의를 종식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직 시 헝가리를 방문한 적이 없다.당시 동상 제막식에는 빅토르 오르반 현 헝가리 총리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참석했다.이 동상은 주헝가리 미국 대사관을 마주 보면서 걷는 모습으로 세워졌는데 붉은 군대 추모비와도 마주하고 있다.폼페이오 장관이 바쁜 일정 중에 레이건 전 대통령의 동상을 방문한 것을 두고 러시아와 더는 가까워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헝가리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AF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레이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그는 방문 첫날 "우방을 갈라놓으려는 러시아의 분열 책동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최근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는 헝가리 정부를 압박했다.15일까지 슬로바키아, 폴란드를 차례로 들르는 그의 이번 순방은 최근 동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폼페이오 장관도 기자회견 등에서 방문 목적을 노골적으로 밝혔다.그는 또 헝가리 정부에 "화웨이 장비를 쓰면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어렵다"며 직접 화웨이 사용 중단도 요구했다./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외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자국민의 국제 인터넷망 접속을 전면 차단하는 ‘킬 스위치(kill switch·비상 정지)’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사회가 러시아를 제재할 목적으로 인터넷망 접속을 차단할 경우 자체적으로 인터넷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러시아 의회에 제출된 ‘디지털 경제 국가 프로그램’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는 국제 인터넷망 접속이 끊길 경우 가동할 수 있는 자체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을 구축해야 한다. 또 MTS, 메가폰, 비라인 등 러시아 통신사는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통신 감독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가 통제하는 경로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이 법안에 따라 새롭게 설계한 시스템의 작동을 점검하는 이번 실험은 해당 법안의 수정안 제출 마감일인 4월 1일 이전에 진행될 전망이다.일각에선 러시아 정부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인터넷에 대한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실험에 성공하면 인터넷망을 국영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언론 자유가 제한된 국가일수록 인터넷 차단은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 쉽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인터넷망 접속을 전면 차단하면 러시아 인터넷 트래픽에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