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충족 못해" 재추천 요구
靑 대변인, 한국당 '5·18 망언'에
"국민적 합의 위반한 발언"
문재인 대통령, 한국당 추천 5·18 조사위원 권태오·이동욱 임명 거부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11일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3명 중 2명의 임명을 거부했다. 청와대는 또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논란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위반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추천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대해 “법에 규정된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에 후보 재추천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에 따르면 조사 위원은 교수, 역사연구가, 인권활동가 등 각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는 두 사람이 관련 경력이 없어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권 전 사무처장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부 특수작전처장 등을 지낸 인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 전 기자는 1996년 자신이 속한 매체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란 제목으로 “피해자 편을 들면 정의롭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은 결과”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5·18 민주화운동 단체들은 “진상규명에 대한 소신과 의지가 있는 인물로 다시 추천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청와대는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에 대해서는 “5·18에 대한 우려할 만한 언행이 확인됐으나 법률적 자격요건을 갖춰 재추천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진상조사 활동과정에서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또 ‘임명 거부’라는 표현에 대해 “재추천 요구가 맞다”며 “둘은 법적으로도 의미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여당이 추천한 조사위원 5명은 모두 임명할 방침이어서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특별법상 국회의장 1명, 더불어민주당 4명, 한국당 3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총 9명을 추천하도록 돼있다.

청와대가 이날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공식적인 이유로 내세우긴 했지만, 한국당 추천 인사 중 2명의 임명을 거부한 것에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이미 역사적, 법적인 판단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헌정질서 파괴 행위자에게 이미 법적 심판이 내려졌으며, 희생자는 민주화운동 유공자 예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김용균 씨의 유족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유족이 문 대통령과 면담하고 싶다고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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