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스몰딜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폐기 대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없애는 ‘낮은 수준’의 타협으로 결론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청와대는 지난 6~8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실무협상 결과에 대해 “큰 방향에서 북·미가 잘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귀국한 비건 대표는 전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건 대표가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서 ‘한·미가 같은 입장(the same page)’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것은 스몰딜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와 관련, 9일 일본 게이오대 심포지엄에서 “어떤 형태로든 비핵화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는 말뿐이고 행동은 없었으나 이제는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고 했다. 비건 대표도 우리 측에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논의는 생산적이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협상의 시작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연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 아래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와 경제 발전을 연결해 북한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박동휘/박재원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