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법정구속 불과 이틀 만에…1심 무죄에 희망 걸었으나 2심서 나락
민주, 냉랭한 반응 속 "당의 자산이 하나둘씩 무너져" 우려도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법정구속 된 지 불과 이틀 만인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1심 재판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여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던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곤경에 처하는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안희정에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與 대권주자 악몽 또 악몽

서울고법은 이날 지위를 이용해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법정구속했다.

애초 안 전 지사가 지난해 3월 미투 정국 한가운데에서 '권력형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면서부터 그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대선 당시 남다른 확장성에 주목해 안 전 지사를 후원하고 지지했던 당 안팎의 인사들도 미투 폭로 뒤에는 그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면서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안 전 지사가 1심에서 혐의를 벗으면서 법원이 '위력'의 의미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논란이 일었으나, 그가 3심까지 연달아 무죄를 받을 경우 다소나마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안 전 지사 본인도 재판 내내 칩거한 채 소송 대응에만 주력했지만, 1심 선고 후로는 때때로 외부 활동을 시도해 이따금 언론 매체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판결은 안 전 지사를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2심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 김지은 씨가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반면, 김 씨와 호감을 갖고 성관계를 해 법적 책임이 없다는 안 전 지사의 주장을 배척했다.

이는 안 전 지사가 성폭행을 저지른 데 그치지 않고, 거짓 주장으로 2차 피해까지 야기했다는 판단이어서 신뢰가 생명인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평가된다.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후 친정이었던 민주당의 반응도 냉랭하기 짝이 없었다.

안 전 지사가 이미 출당·제명 조치로 민주당원 자격을 잃은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의 판결에 대한 입장을 당에 묻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사회적인 분위기상 쉽지 않은 재판이었을 것"이라며 "어차피 우리 당 소속도 아니어서 공식 입장을 낼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던 인사들에게 닥친 잇단 악재가 설 밥상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당내 우려가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김경수 지사의 판결에 대한 강도 높은 반발이 사법부를 향한 '전면전'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나온 추가 판결이어서 개운치 않아 하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자산이 하나둘씩 무너져내리는 느낌"이라며 "안 전 지사가 마땅히 처벌받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때 그를 대선에 세우려 했던 당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안희정에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與 대권주자 악몽 또 악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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