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대변인, 靑 기류 묻자 "제가 답변드릴 위치 있지 않아"
'김경수 판결'에 신중한 靑…계속된 질문에도 답변 자제
청와대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실형 선고와 관련,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당에서는 판결에 대한 반발이 나온다.

이에 대한 청와대 내부 기류는 어떤가'라고 질문하자 "그에 대해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에 취재진이 '이 사안은 여당에서 대응할 문제라는 뜻인가.

혹은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문제라는 뜻인가'라고 재차 물었으나, 김 대변인은 "제가 드린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후 쏟아지는 질문에도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이 사안과 관련해 정무수석실과 여당이 소통하고 있나'라는 물음에는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야당에서 대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문 대통령에 대한 특검 주장까지 나온다'라는 질문에도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와 동일한 답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드루킹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이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가', '청와대는 이번 판결을 존중하나'라는 질문이 한꺼번에 나왔으나, 김 대변인은 "그에 대한 답을 제가 이미 했다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취재진이 '그렇다면 청와대 대변인으로서가 아닌, 김 대변인 개인적으로서 여당의 이번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물음까지 나왔지만, 김 대변인은 답변 대신 "설 잘 쇠십시오.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다녀오십시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판결 당일인 지난달 30일 "김 지사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여론을 결집하고 유통하는 여당과 달리, 행정수반으로서 국정의 최종·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참모조직이 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내려진 사법적 판단에 대해 더 나아간 의견을 내는 것은 그 자체로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이라는 대의민주주의의 주요 운영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와 함께 여권이 재판에 불복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는 것 역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여론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다만 청와대는 야권이 이번 일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취재진이 '(야당에서는) 정권 탄생의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며, 지난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질문하자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