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관영, 유승민과 연쇄 면담…당내 '큰손'의 구심력 기대 차원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최근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만나 당 전면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으나 유 전 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대표는 당의 '공동 창업주' 중 한 명으로 당 활동 재개에 유보적인 자세를 지속해서 보이는 상황이다.

30일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손학규 대표와 유 전 대표의 만찬 회동에 앞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 전 대표를 만났다.

김 원내대표가 유 전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성사된 면담에서 두 사람은 당의 진로 등을 놓고 1시간 넘게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유 전 대표의 역할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이 내년 총선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당을 위한 급선무라 생각하는 김 원내대표가 유 전 대표를 찾아가 '공식적인 당 활동 재개를 통해 당 잔류 의사를 확고히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는 바른미래당 창당 정신의 한 축을 상징하는 만큼 유 전 대표의 거취는 바른미래당의 진로와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당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이 이어진 상황에서 좌장격인 유 전 대표의 선택은 추가 탈당 내지 잔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당 지도부는 유 전 대표가 역할을 재개, 바른정당 인사들에게 '잔류 메시지'를 발신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원내대표뿐 아니라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사무총장,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도 최근 유 전 대표를 만나 '유승민 역할론'에 대한 당내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 전 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당은 현 지도부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맞다"는 취지의 답변을 건네며 당분간 공식적 당 활동 재개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활동 재개에 앞서 당의 진로 및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유 전 대표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다음 달 8∼9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당의 정체성 등을 둘러싼 토론 내용이 유 전 대표의 향후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유 전 대표는 바른정당 창당 2주년 맞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치적 지향이 '개혁보수'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 통합'를 추구하는 손 대표와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이상 당 전면에 나서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미래 지도부 "전면 나서달라", 유승민 "지도부 중심으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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