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회의서 김 위원장 국빈방문 논의"
국빈방문시 하노이 또는 '하노이→다낭', 불발시 다낭 유력 관측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결정에 '김정은 베트남 국빈방문' 변수
2월 말로 정해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를 확정하는 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성사 여부가 변수가 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베트남 정가의 한 소식통은 21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최근 베트남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 정부가 김 위원장의 설 연휴 이후 국빈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베트남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 정치국 회의가 21일 열린다"면서 "이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 여부를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 여부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즈음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경우 수도 하노이가 최종 목적지가 되거나 최소한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커 북미회담 장소를 정하는 데 변수가 된다.

북미 정상회담만 고려한다면 경호 면에서 베트남 중부 다낭이 하노이보다 우위에 있지만,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까지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동선과 방문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노이가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외교가에서 북미회담 장소로 북측은 하노이를, 미국은 다낭을 각각 선호한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 여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다소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이뤄지더라도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과 국빈방문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하느냐에 따라 북미회담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현지 정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를 국빈방문한 뒤 다낭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프로토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역으로 김 위원장이 다낭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하노이로 이동,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지만, 가능성이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 국빈방문을 포기하거나 추후로 미루고 미국 측이 선호하는 다낭을 회담장으로 낙점하는 것도 고려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결정에 '김정은 베트남 국빈방문'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아마도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모호하게 밝히고, 회담 장소에 대해서도 "한 나라를 선택했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공개를 늦춘 것도 이 같은 사정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다낭에서 2017년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 직후 베트남 국빈방문을 위해 잇달아 하노이를 찾았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베트남을 방문하면 54년여 만에 베트남을 찾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다.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1958년 11월에 이어 1964년 10월 하노이를 방문,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게 마지막이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결정에 '김정은 베트남 국빈방문' 변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