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구구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구구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신중' 기조 해석
홍콩 언론 "대북제재 완화 위한 중국의 지원 요청했을 가능성"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4차 정상회담이 지난 8일 열렸으나 중국은 회동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당일 저녁에 회담 장면과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4차 정상회담을 하고 무려 4시간에 걸친 환영 만찬까지 했으나 관영 중국중앙(CC)TV는 당일 저녁 메인 뉴스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만 간략히 보도했다.

이어 9일 오전 7시(현지시간) 뉴스에는 아예 김정은 위원장 관련 보도가 사라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9일자 1면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보도했으나 이 또한 신화통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방문한다는 내용뿐이었다.

반면 지난해 6월 3차 방중 시에는 북·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중국중앙TV 등 관영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일제히 회담 장면과 발언 등을 상세히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3차 방중 시에는 전용기 편으로 방중해 중국 체류 일정이 비교적 짧은 데다 양국 간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기 위해 곧바로 회담 결과를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4차 방중은 전용 열차 편으로 방문해 이동 거리가 먼 데다 방중 기간이 4일이라는 점에서 회담 공개 시일을 최대한 늦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울러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중 양국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이용했던 지난해 3월 1차 방중 시에도 그의 열차가 국경을 지나간 뒤 회담 내용이 공개됐으며, 그해 5월 다롄(大連)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 또한 전용기가 이륙한 뒤 발표가 나왔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통해 방중해 귀국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북·중 정상 회동 결과 공개가 늦어지는 것 같다"면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 언론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제재 완화 등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며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해체를 위해 이를 북한 밖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맞서 단계적인 비핵화와 이에 동반한 대북제재의 완화를 북한이 요구해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 이에 대한 지지를 중국 측에 다시 한번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홍콩 명보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의 시기, 장소, 의제 등 세부 사항을 시 주석과 조율하고,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명보는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이를 명분으로 미국에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방안을 양국 정상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