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2차 정상회담 의지를 재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언제든지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수 있다”는 김정은과 “나도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기투합이 최근 교착에 빠진 남북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하루 만에 ‘트윗 화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look forward to meeting with Chairman Kim)”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정은에 대해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의 신년사를 보도한 PBS 뉴스 기사도 인용했다. 신년사 중에서도 “김정은이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겠다고 선포했으며,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골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화답’은 김정은의 신년사 후 약 23시간 만에 나왔다. ‘미·북 정상회담의 계속 추진’과 ‘상응 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로 나갈 수 있다’는 화전양면(和戰兩面)적 메시지 중 일단 협상 지속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트윗에서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언급한 이유도 상응 조치와 관련해 최고의사결정권자인 김정은과 직접 담판짓겠다는 뜻이 있으리란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모두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서 지난해 11월 미·북 고위급 회담 불발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남북과 미국의 경색 국면도 조금씩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 미·북 회담 우선순위 주목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의 손을 먼저 잡을지가 최대의 관심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은 “1월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고, 그 후에 2월 중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래야 남남 갈등과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으로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동력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주고받기 협상이 이뤄진 뒤 남북 정상이 만나 실질적인 경협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도 새로운 변수다. 북한과 중국은 올해 수교 70주년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유일한 ‘돈줄’인 가운데, 시 주석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공개 제안한 배경은 결국 중국”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후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제재 만능론과 그 변종인 속도조절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2019년의 사업 계획을 옳게 세운다면 제2차 조·미(북·미) 수뇌회담 개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년사에는 백악관의 주인을 향한 아주 간결하고 명백한 메시지가 담겼다”며 “자기 힘을 믿고 자기 손으로 앞길을 개척하는 조선에는 외부의 그 어떤 압력과 협박도 무용지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