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타협점 안보이면 미·북 2차정상회담 나가지 않을 것"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사진)는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 간 타협점을 찾을 수 없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와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바로 뒤에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는 ‘공갈’ 대목을 끼워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길’ 발언에 대해 “김정은이 핵무기의 생산·실험·전파·사용을 안 하고 있다고 했는데, 결국 이 공약을 깨고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처럼 2017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태 전 공사는 미·북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 “북한은 (핵 폐기가 아니라) 핵 군축 협상으로 좁혀서 핵보유국의 전략적 지위를 굳히고, 대북제재 조치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김정은 입장에는 한치 변화도 없다”며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결단을 내렸다고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것은 일부 사람들의 희망 사항에 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제일 관심을 갖는 것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와 같이 현실적인 이익이 되는 부분”이라며 “이것이 재개되는 돌파구가 열린다면 서울까지는 아니어도 판문점에서 4·5차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