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색 코트 차림에 왼손엔 백팩…임종석과 긴장 감춘 채 미소 띠고 나란히 입장
靑 민정수석, 12년 만에 국회 운영위 출석
운영위 긴장 팽팽…'국회 데뷔' 조국 "시시비비 밝히겠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위한 현안보고를 앞둔 31일 국회 운영위 회의실은 시종 긴장감이 팽팽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은 조국 민정수석은 회의 시작 30분전인 오전 9시 30분께 국회에 들어섰다.

청색 와이셔츠에 줄무늬 타이, 감색 코트 차림의 조 수석의 왼손에는 갈색 가죽 재질의 백팩이 들려 있었다.

영하 10도 이하 추위였지만 목도리나 장갑은 착용하지 않았다.

긴장을 감춘 채 담담한 모습이었다.

미소도 보였다.

국회 본관 로텐더홀을 지나면서는 잠시 멈춰 서서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한마디 한마디에 결기가 엿보였다.

뒷짐을 지고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한 그는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옛말이 있다"며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며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특별감찰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면서 "국회의 모든 질문에 대해서 성심껏 답하겠다.

그리고 시시비비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뒤이어 도착한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과 함께 회의 시작 전 운영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잠시 만나 환담하기도 했다.

회의 시작 3분 전 위원장실에서 나오는 조 수석과 임 실장은 웃음을 띠고 회의장에 들어섰다.
운영위 긴장 팽팽…'국회 데뷔' 조국 "시시비비 밝히겠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나온 것은 2006년 8월 노무현정부 당시 전해철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권력층 비리 등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야권은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역시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집요하게 요구해 왔다.

작년 6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국회가 공전할 당시 야당은 조 수석이 운영위에 나와 새 정부의 인사검증 문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수석은 작년 11월 운영위 국정감사 때에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그는 당시 업무 특성상 자리를 비우기 힘든 사정 등으로 인해 출석하기 어렵다고 했고, 야권은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차례 진행된 운영위 전체회의에도 청와대에선 조 수석 대신 임종석 비서실장이 출석해 업무보고를 해왔다.

조 수석이 관행을 깨고 국회에 출석한 것은 김 수사관의 폭로가 일파만파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올해가 가기 전에 사실관계를 좀더 분명하게 짚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과 조 수석의 결심이 그 바탕에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