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0년에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북한이 올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도 비핵화 의지 때문이 아니라 핵·미사일정책이 연구개발(R&D)에서 대량 생산단계로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N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기 전시(핵·미사일 실험)가 중단됐지만 감지하기 힘든 무기 프로그램의 다른 부분들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리트워크 미 우드로윌슨센터 수석부소장은 “북한은 현재 생산 속도라면 2020년까지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이 보유한 물량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배리얼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고 연구개발단계에서 대량생산단계로 옮겨갔을 뿐”이라고 했다.

NBC는 “전문가들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은 계속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북한 전역에서 미사일 기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험에서 생산으로의 전환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그건 김정은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 5월 북한이 파괴했다고 주장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실상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파괴한 핵실험장을 원상복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NBC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와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가 침략에 대항하는 최상의 보험정책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절차가 진행되는 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가능하리라고 계산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는 ‘리얼리티쇼’를 계속 추진할 동기가 있다”고 했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과 핵실험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하는 근거가 되지만 북한 역시 무기를 증강하도록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