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소속 김용남 전 국회의원이 26일 국회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소속 김용남 전 국회의원이 26일 국회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6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 등 친(親)정권 인사에게 공공기관 임직원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소속인 김용남 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한 문건을 들어 보이며 “환경부가 작성해 올해 1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의 제목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이라고 돼 있다.

김 전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환경부는 산하 8개 공공기관 임직원 사퇴 현황을 정리했다. 문건에는 ‘환경관리공단 외에는 특별한 동요나 반발 없이 사퇴 등을 진행 중’이라고 돼 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인 경우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퇴직을 종용하고, 그 자리에 현 정부에서 추천한 인사를 기용하는 이른바 ‘코드 인사’를 시도한 정황이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김 전 의원은 “이 문건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블랙리스트”라며 “문건에는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임원의 사표 제출 여부, 제출 예정 시기, 누가 어떤 형태로 반발하고 있는지도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문에 따르면) 환경부가 이 문건을 보고하면서 ‘저희가 사표를 잘 받아내고 있습니다. 캠프 계시던 분들 일자리 저희가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환경부보다 더 큰 부처 산하 공공기관에서 좋은 임직원 자리를 블랙리스트를 통해 쫓아내고 빈 자리에 자기쪽 사람들을 앉히는 작업을 얼마나 활발히 벌였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청와대가 환경부에 이 같은 지시를 한 적이 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과 네 명의 민정수석실 비서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등 누구도 자료를 보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