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8대 쟁점 중 6개 사항은 이견 좁혀"
사업주 책임강화·과징금 상향 양벌규정 등 2가지 쟁점 '진통'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오전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환노위 소위는 오후에 여야 3당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를 가진 뒤 회의를 재개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24일 소위 회의에서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전부개정법률안' 처리에 뜻을 모은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쟁점 사항에 대한 이견 절충에 나섰으나, 사업주에 대한 책임 강화, 과징금 부과액 상향 등 일부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해·위험 작업에 대한 도급 금지, 하청의 재하청 금지, 작업 중지권 보장, 보호 대상 확대, 산재 예방계획 구체화 등의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자는 데에는 여야 간에 원칙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최종 합의가 될지 주목된다.

소위 위원장인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오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8대 쟁점 사항 가운데 6개 정도는 이견을 좁혔고 (원청) 책임 강화, 양벌규정 등 나머지 2개 쟁점과 관련해서는 좀 더 논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현행법과 달리 개정안은 도급인이 관계 수급인 전체에 대해 모두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서 의견이 달라서 근로자 계층, 건설·제조 분야 등의 의견을 골고루 수용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공청회, 공개토론 등 의견 수렴을 다시 할 기회를 갖는 문제를 3당 간사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며 "간사 협의가 되면 (오후에) 회의를 다시 속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오전에 의견을 많이 좁혔고 2개 쟁점이 남았다"며 "양벌규정 부분은 법인에 대해 현행 1억원 정도의 벌금을 부과하던 것이 정부안은 10억원으로 올라가 있는데, 일부 의원들이 매출액 대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서 그 부분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청 책임을 수급인만이 아니라 관계 수급인 전체가 해당되게 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선까지로 할 지가 남아 있는 또다른 쟁점"이라고 했다.

오전 회의에서 여야는 산재 사망 사고 발생 시 원·하청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과 관련, 사업주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을 내리는 현행법을 유지하되 같은 일이 재발했을 경우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안에는 '7년 이하의 징역'을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높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야는 이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인 김용균씨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며, 환노위는 지난 19일과 24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소위 회의를 열었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27일 본회의에서 산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환노위는 이날 안에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산안법 개정안을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고(故) 김용균씨 유족들은 이날 국회 환노위 회의장 앞을 찾아와 법안 심의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이들은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태년·한정애 의원 등을 만나 눈물을 쏟으며 "자식 저렇게 돼 봐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꼭 (법안이) 해결돼야 하는데"라며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환노소위 '김용균법' 타협 진전…오후 논의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