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휴대전화 600만대 보급…가격은 한 대에 11만∼22만원"
北, 스마트폰 부작용 지적…"수업 방해하고 불건전 사상 주입"
북한이 스마트폰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을 쓰는 와중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돌연 스마트폰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나와 눈길을 끈다.

노동신문은 18일 발행한 신문 6면에 '주목되는 교내에서의 손전화기 사용금지 조치'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지난 9월부터 프랑스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정책을 소개하며 "손전화기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가시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나라의 교원과 학부형의 표현을 빌려 스마트폰이 "교내 질서와 규율을 문란하게 한다"며, 스마트폰을 "불건전한 사상을 주입"하고 "퇴폐적이고 반동적인 사상을 유포"하는 '주범'으로 묘사했다.

신문은 또 "색정적인 통보문이나 소설, 동영상 자료들과 폭력적인 내용의 전자오락들이 무제한으로 전파된다"라거나 "학생들의 인생관과 가치관 형성에 혼란을 조성한다"고 스마트폰의 '어두운 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이 수업 중에 손전화기 장난을 하게 되면 수업내용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과 함께 다른 학생들의 학업에도 방해를 준다"며 "지어 일부 학생들은 시험장에서도 손전화기를 가지고 부정행위를 한다"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스마트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는 점을 대내외 선전 매체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에 노동신문이 스마트폰의 문제점을 부각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학교 내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 현재 유통되고 있는 휴대전화는 6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북한 인구가 2천50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보급률은 24%다.

가격은 한 대에 100∼200달러(약 11만∼22만원) 수준이다.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품으로는 평양터치, 아리랑, 진달래, 푸른하늘 등이 있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으며 심(SIM) 카드를 꽂고 내부 인트라넷에만 접근할 수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북한 청소년들도 유튜브로 방탄소년단을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북한은 인터넷이 개방돼 있지 않고 내부망처럼 돼 있어서 제약은 있지만, 북한 청소년 사이에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에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이 북한 체신성과 공동으로 출자해 고려링크를 설립한 2008년부터다.

오라스콤은 대북제재와 수익금 외부 반출 난항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2015년 9월 고려링크를 자회사에서 협력회사로 전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외국 회사가 북한과 합작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아 대북제재를 채택했지만, 오라스콤은 고려링크가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받고 북한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가 자체 개발했다는 스마트폰 '아리랑 171'을 선보이며 "사람들이 국가망 열람에 보다 편리함을 느끼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볼 때도 손전화기는 이미 사람들의 사업과 생활에서 뗄 수 없는 하나의 부분"이라고 전했다.
北, 스마트폰 부작용 지적…"수업 방해하고 불건전 사상 주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