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열심히 일하면서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 나의 확신”이라는 송년 메시지를 전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강훈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송년 인사를 전달, 지난 15일 열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들의 송년 모임에서 낭독됐다. 이 전 대통령은 “금년 한 해는 우리 역사에 길이 기억해야 할 해이고, 마음에 새겨야 할 해”라며 “한 해를 보내며 여러분을 직접 만나 손을 잡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후퇴 없이 발전하고, 국민이 편안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모인 사람 대부분이 가슴 아파했고, 상당수는 울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모인 ‘이명박 청와대’ 비서진도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없지만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의 연말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2007년 대선 승리일과 이 전 대통령의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12월19일을 ‘트리플 크라운 데이’라고 자축하며 그 무렵에 송년모임을 해왔다. 올해는 이 전 대통령 없이 참모진만 모이고 있다. 15일엔 하금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정진석 의원(당시 정무수석) 등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30여 명이 저녁 모임을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