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했다. 핵심 지지층으로 불리던 젊은 남성들이 ‘비토층’으로 돌변하면서 청와대와 여권이 원인 분석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29.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낮았던 60대 남성(34.9%)보다도 낮은 수치다. 부정 평가도 64.1%로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사 대상자 가운데 가장 높은 63.5%를 기록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문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도 48.5%로 한 주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1.6%포인트 오른 46.8%를 기록해 긍정 평가와의 격차가 오차범위(±2.0%포인트) 내인 1.7%포인트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20대 남성이 핵심 지지층에서 정반대로 돌아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허용 논란과 청년세대에서 남녀 간 성 대결이 심화된 데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취업 시장 문이 좁아지면서 대학을 졸업해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후반(25~29세)에서 남녀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20대 후반 남녀 고용률은 작년 처음 여성(69.6%)이 남성(67.9%)을 앞지른 데 이어 문재인 정부가 ‘여성폭력방지법’ 등 여성친화적 정책을 내놔 20대 남성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공조사 네트워크인 ‘공공의 창’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2~3일 시행한 공동체 갈등 관련 조사에 따르면 페미니즘운동 지지 여부 질문에서 20·30세대 남녀 간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은 각각 64%와 44%가 페미니즘운동을 지지한 데 비해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각 14%와 23%에 그쳤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