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열흘 동안의 단식농성을 종료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예산안 처리에 전격 합의한 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해왔다. 두 대표는 소수 야당이라는 불리한 상황에도 농성을 통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요구하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내용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병원 검진 결과 손 대표는 혈압, 혈당 수치 등이 전날보다 안정되는 등 건강을 되찾고 있다”며 “손 대표께서 당분간 병원에 입원하겠지만 월요일 최고위원회의는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현재 인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당분간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전날 단식 종료 후 열린 해단식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구태정치와 승자독식의 악순환을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하나 때문에 단식을 시작했다”며 “나의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승자독식 선거제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합의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보인 태도를 생각하면 앞으로 과정도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단식농성 해단식 후 국회 앞에서 열린 ‘불꽃집회’에도 선거제도 개편 관련 합의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참석했다. 집회에는 손 대표, 이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비롯한 야 3당이 자리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촛불혁명 완수, 대한민국 민주주의 확립 등을 주장했다. 경찰은 집회 참석 인원이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