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가운데), 김수현 정책실장(오른쪽)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가운데), 김수현 정책실장(오른쪽)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 부처 장관들이 수시로 모여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경제협의체가 신설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홍남기 부총리와 김수현 실장이 호흡을 맞춰 일하며 경제 관련 장관들을 수시로 만날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경제정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속도감 있게 일을 진척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청와대와 내각이 비공식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것은 ‘김앤장 갈등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도다.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잇달아 불협화음을 내며 소득주도성장 등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홍 부총리가 소통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실장도 취임 직후 홍 부총리가 ‘경제 원톱’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몸을 낮춰왔다. 그는 지난달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간담회에서도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해서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며 “더 이상 경제 투톱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역시 사회수석이었던 김 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승진발탁하면서 “홍 후보자가 야전사령탑으로서 경제를 총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김 실장은 취임 이후 한 달간 존재감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책실 참모들에게 “정책은 내각에서 이끄는 것”이라며 숨은 조력자를 자초하고 있다.

대신 문재인 정부 3년차를 앞두고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총리와 수시로 만나 소통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부총리 역시 청와대와의 소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9일 경제부총리로 지명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매주 김 실장과 만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두 사람인 만큼 ‘1+1’ 이상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다만 비공식 협의체 신설이 과거 논란이 됐던 ‘서별관 회의’의 부활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서별관회의란 이름을 붙이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과거 특정 장소(청와대 본관 서쪽의 서별관)에 모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이제는 그 장소에서 모이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또 서별관회의가 문제됐던 것은 그 자리에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기 때문으로 아는데, 그런 성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