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왼쪽)·김학용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가는 길’ 토론회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왼쪽)·김학용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가는 길’ 토론회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김학용 의원(3선·경기 안성)과 나경원 의원(4선·서울 동작을)의 2파전으로 11일 치러진다. 누가 한국당 원내 사령탑에 오르냐에 따라 대여 투쟁 방식과 보수 통합,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 현안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과 나 의원은 표면적으로는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지역구도 둘 다 수도권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복당파, 나 의원은 잔류파(범친박근혜·중립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경선은 계파 대리전 성격이 짙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는 가운데 김 의원은 ‘강한 야당’을, 나 의원은 ‘통합’을 강조하며 표심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선 김성태 현 원내대표에 이어 복당파가 원내 주도권을 계속 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당파 출신이 이번 경선에서 패배하면 친박계에 힘이 실리고, 이는 곧 보수 퇴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김 의원의 정책위원회 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종석 의원이 원내 다수인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나 의원은 범친박계인 유기준 의원의 경선 불출마로 친박계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선 김성태 의원이 친박계로 분류되는 함진규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데다 친박계 한선교·홍문종 의원이 경선을 완주하면서 친박계 표가 한곳으로 모이지 않았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대위는 당원권이 정지된 분들은 이번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한국당 의원은 최경환·이우현·원유철·홍문종·권성동·김재원·이현재·염동열·엄용수 의원 등 9명이다. 이 중 복당파는 권 의원 한 명뿐이어서 이번 결정이 김학용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