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매달 협상…9차협정 마감 앞두고 '타결' 이룰지 주목
이번주 방위비분담 10차 회의…韓美 '밀당' 마침표 찍나
한미가 오는 11∼13일 서울에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10차 회의를 앞두면서, 지난 3월 본격화한 협상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는 지난 7일 회의 개최 일정을 공개하며 "한미 양측은 지난 회의 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9차 회의 이후 협상 상황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가 "상당 수준의 문안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한 바 있어 과연 이번 회의에서 한미 양측이 문안에 최종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2월 31일 9차 협정 유효 기간의 마감을 앞두고, 양측은 분담금의 원만한 집행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매달 협상장에 마주 앉으며 타결에 진력해왔다.

당초 올해 협상을 앞두고 긴장감을 조성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16년부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과 '한국 등 동맹국의 방위비 100% 부담'을 주장하며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그의 요구가 현실이 되리라는 우려가 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돼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2배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측은 그동안의 협상에서 우리 측에 대폭적인 인상을 요구했고, 우리 측은 이에 맞서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인상과 함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형식으로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측이 전략자산(추진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와 B-52 등) 전개 비용의 한국 분담 및 이를 위한 '작전지원' 항목 신설을 요구하고, 우리는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협상이 장기 공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번주 방위비분담 10차 회의…韓美 '밀당' 마침표 찍나
하지만 양측이 절충점 찾기에 성공하면서 우리가 전략자산 전개 비용 신설 요구는 수용하지 않되 기존 항목(군사건설·군수지원·인건비) 안에서 일정한 수준의 증액은 받아들이고, 기간·연간 증가율·제도 개선 등에서 상응하는 요구를 관철하는 쪽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짧은 언급'을 비롯해, 양국 정상이 분담금 이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것도 협의 진전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결국 이번 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여부를 가를 관건은 양측이 어느 수준의 분담금 총액 인상에 합의하느냐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각자의 내부 정치 상황과 한미동맹의 중요성,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관련 협상 상황 등 전체적인 명분과 실리를 고려해 최종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정부로서는 문재인 정권 첫 방위비 분담 협상인 만큼 투명한 방위비 집행의 시스템 만들기와 합리적 분담액 책정을 모색함으로써 투명성 부족 논란의 재발을 막아야할 상황이다.

그와 동시에 한반도 정세가 진퇴의 고비에 와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유지하고, 든든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 비핵화·평화 외교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정부로선 무시할 수 없는 '고려 요인'으로 보인다.

물리적으로 이번 회의에서 양측이 문안 타결을 이뤄야 국회 비준동의를 비롯해 협정의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올해 말∼내년 초에 밟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양측의 타결 의지도 어느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한미 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을 근거로 하는 올해 한국 측의 분담 액수는 약 9천602억 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