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결위 소소위에서 또 다시 충돌

여야가 3일 정부 예산안의 4조원 세수결손 대책을 놓고 또 다시 충돌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정부·여당이 소(小)소위 시작 전까지 세수 결손분의 해결방안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체적인 예산증감액의 폭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수결손 대책만 따로 떼어 논의할 수 없다고 방어막을 쳤다.

한국당 소속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획재정부는 26일 오후까지 세수결손분 해결방안을 제출한다고 했다가 소소위 전까지 제출한다고 했다가 이제 소소위 마무리 단계에 오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최소한 신뢰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예산 폭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문재인정권의 북한 짝사랑에 서민들의 허리가 휘어 들어간다"며 "1조970억원의 대북경협 예산 가운데 깜깜이로 꼭꼭 숨겨온 비밀예산 50%에 대해 그 어느 것 하나도 공개하지 못하겠다, 1원도 삭감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100만원씩 무상으로 줬더니 '구찌 명품백' 등을 사며 써버린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농업인 영농 정착 지원 사업 예산을 왜 2∼3배 증액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런 잔인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집권세력과 더 이상의 논의가 필요한지 고민하겠다"며 "민의의 전당에서 자신들이 한 말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겠나.

후안무치하다"라고 밝혔다.
2野 "세수결손 대책 제출"…민주 "전체 예산증감액 먼저 결정"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도 국회 브리핑에서 "미합의 쟁점으로 분류돼 소소위로 넘긴 220여개 안건 중 예산 규모가 크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16개가 남았는데, 타결하려면 정부의 4조원 세수결손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안이 있어야 그 안을 보고 얼마를 더 삭감해야겠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생긴다"며 "정부가 안을 제출하지 않아 오후 4시부터 논의가 쳇바퀴를 돌고 있다.

진전된 안을 갖고 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특활비 예산과 관련,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는 원내대표 테이블에 올리고 국무조정실, 관세청이 남았다"며 "내부 논의와 조정을 거쳐 나머지는 합의가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소소위 논의가 손을 터는 단계에 왔다"며 "결론을 내려면 정부가 4조원에서 국채 발행을 얼마나 생각하고 삭감을 얼마만큼 할지 갖고 온 것을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이 갑자기 4조원 세수결손 대책 마련과 특활비 삭감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소소위를 할 수 없다며 소소위 공전 상태를 일으키고 있다"고 받아쳤다.

그는 "한국당은 총리실과 관세청 특활비 삭감을 주장하는데, 관세청 특활비는 이미 정부안에서 전년 대비 20% 삭감했고, 총리실의 경우 정부안과 상임위에서 17.4% 삭감돼 추가 삭감이 어려운 상태인데 한국당이 막무가내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특히 세수결손 대책 요구에 대해 "전체적인 예산증감액의 폭이 먼저 결정돼야 한다.

세수결손 대책만 따로 떼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 당장 세수결손 대책을 논의하지 않으면 소소위 진행을 할 수 없다는 한국당 주장은 억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남북경협기금과 일자리 예산·법안, 공무원 증원, 세수변동 대책, 특활비 등 5가지 쟁점을 원내대표단으로 넘기기로 했다"며 "전체 246건 가운데 이들 사안을 제외하면 15건이 남는다.

80% 이상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야의 장외 공방에도 소소위 회의는 일단 재개됐고 밤 늦게까지 심사를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