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착수식도 美와 충분 협의…金답방이 먼저"
철도연결 착공 대신 '착수'…남북교류, 내실 다지며 한 걸음씩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이 합의한 철도 연결·현대화 착공식은 '착수식' 차원이며 여기에 남북 정상이 참석하는 구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철도연결과 관련해 "착공이 아니라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하나의 '착수식'이라는 의미에서 착수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는데, 그것까지도 앞으로 미국과 충분히 협의를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착공 연결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이것이 미국·유엔과의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9월 평양선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합의했던 연내 철도 연결 착공식은 어디까지나 사업 시작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차원이라고 문 대통령이 직접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물자가 투입되는 실제 철도연결 사업은 제재 틀 내에서 신중한 기조하에 추진해 갈 것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대북제재를 공식적으로 면제받아 지난달 30일 북한과 경의선·동해선 북측 철도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시작했다.

정부는 당초 이 사업이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승인하지 않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국제사회의 승인 절차를 정식으로 밟기로 정리된 것이다.

제재 틀 내에서 할 수 있는 남북교류 사업부터 '내실'을 다지며 추진하되, 불필요한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동되고 있는 한미 워킹그룹이나, 문 대통령의 '착수식' 표현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3일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착수식' 표현에 대한 질문에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서 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개보수를 위한 물자 반입,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유류 반입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유엔 안보리와의 사이에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며 상세히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철도 연결 착공식에 남북 정상이 나란히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런 구상은 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더 먼저 이루어져야 될 일"이라고 말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착공식 일정과 김 위원장의 답방 일정이 연계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고, 별개로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 정상이 착공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참석할 경우보다 자연스럽게 '로키'로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남북 간에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이나 북한 양묘장 현대화, 이산가족 면회소 개보수, 남북 직통전화의 광케이블화 등 적잖은 사업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추진과정에서 제재면제를 위한 미국과 협의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말 가동에 들어간 한미 워킹그룹은 양국간 긴밀한 협의 창구로 가동되며 실시간 협의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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