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답방 성사되면…남산 야경 보고, 한라산도 등정?
한·미 정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사상 처음 서울에서 열리게 될 남북한 정상회담 준비를 두고 청와대와 관련 부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앞서 열린 세 차례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세부 일정은 국가정보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에 설치된 ‘핫라인’을 통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답방 일정 등을 조율하고 의견이 모이면 고위급회담 등을 열어 공식화하는 흐름이다.

정부는 일단 연내 답방에 대비해 경호가 수월한 서울 시내 특급호텔 2~3곳을 숙소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수원 삼성전자 공장, 포항 포스코 제철소 등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시설 참관도 유력한 일정으로 거론된다. 북측 예술단의 남측 공연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 측은 “평양 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필요한 협의와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내 철도 연결 착공식이 열리면 행사장에 남북 정상이 함께 참석하는 시나리오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착공식은 가급적 연내에 하려고 한다”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또 오는 13~14일 이틀간 남산서울타워 예약을 받지 말라는 요청을 해당 업체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상징물 중 하나인 남산서울타워 전망대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함께 올라 사방으로 트인 서울 도심 경관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의 국회 연설 등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새로 출범한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와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등 당내 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국회 연설과 관련해서는 현충원 참배와 천안함 피격 사과 등의 조건을 내건 야당의 반발을 설득해야 한다. 한 여당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 등 북한의 빡빡한 일정을 고려할 때 답방 시기는 20일 전후가 될 것”이라며 “18~20일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백두산 등반에 이은 남북 정상의 한라산 등반 가능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산행 간담회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며 의견을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