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의원 단일화를 이뤄낸 김학용 의원과 중립지대를 표방하는 나경원 의원이 세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무계파를 선언한 후발주자인 김영우 의원과 범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유기준·유재중 의원까지 뛰어들면서 혼전세를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은 휴일인 2일에도 국회에서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영우 의원이 먼저 나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 청산’ 방향에 대해 “2016년 총선 공천을 농단한 핵심 연루자를 교체 대상으로 언급했는데 핵심과 비핵심을 어떻게 가려내느냐”며 “모두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화해해 당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강석호·김학용 의원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계파 단일화’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처럼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것이 바로 계파 단일화”라며 “말 없는 다수 초선의원들은 당이 새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계파 청산’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웠다. 그는 “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끊이지 않는 네 탓 공방”이라며 “이제부터 친박과 비박을 금기어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계파 종식을 이뤄낼 중도개혁 후보이자 계파에 한 번도 기대지 않은 정치권 흙수저”라고 내세웠다.

김학용 의원은 경쟁 후보들이 ‘계파주의의 진앙’으로 본인을 지목하자 반론에 나섰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는 이번 단일화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강석호 의원과는 인간적 관계로 (누가 출마할지를)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큰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당에 들어와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말해 ‘보수 빅텐트론’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대표는 당 소속 112명 의원들을 대표해 원내에서 대여 투쟁을 선도하는 자리”라며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자기 이미지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어 후보자 누구도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