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들 "WTO 핵심가치·기본원칙 지켜야" 성명 채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소속 5개국 정상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보호주의 배격에 뜻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인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비공식 회의가 끝나고 나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브릭스 정상들은 성명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신과 규범들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적 조치들을 배격한다"며 회원국들이 WTO에 부합하지 않는 조처들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다자 무역체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WTO의 핵심가치와 기본원칙을 지키는 범위에서 개혁이 이뤄져야 하며 WTO가 모든 회원국, 특히 신흥국의 이익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들의 이런 입장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관세부과 등으로 무역 갈등을 부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푸틴, G20서 브릭스 정상회동…"보호주의 배격" 한목소리
푸틴 대통령은 '무역전쟁'에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수단 이용이라는 비도덕적 관행과 유엔 헌장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등을 우회하는 보호무역주의 조치, 비양심적 경쟁 등은 국제 경제 시스템을 훼손하고 국제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상 분쟁은 WTO의 틀 내에서 전적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말 퇴임을 앞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도 "국가별로 또는 공동으로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면서 "브라질은 WTO의 규정과 분쟁 해결 방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어 지난 2008년 이래 10년째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보호주의·고립주의·일방주의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메르 대통령은 브라질이 내년에 브릭스의 순번 의장국이며 제11차 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열린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도 브릭스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다자협상보다는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브라질은 내년에 브릭스 외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순번 의장도 맡는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메르코수르를 외교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으며 브릭스 협력 수위도 낮추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