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 투자 필요…경제발전을 정부정책 최우선 목표 삼아야"

북한경제의 장기침체 원인은 대외 단절에서 생존하려는 경제체제를 구축하느라 철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철도투자 부진으로 장기침체…근대 경제성장 못해"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10월에 실린 '북한의 철도 건설, 1900∼2015: 산업화와 장기 경제침체에 대한 함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철도 총연장은 2015년 현재 5천304㎞로, 일제 식민지 시절 3천797㎞가 건설됐고 1945년 이후 1천507㎞가 증가했다.

북한 정부가 중공업 중심 전략에 기초해 여러 차례 경제개발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1945∼1990년에 늘어난 철도 총연장이 1천248㎞로 일본강점기 당시의 ⅓ 수준이라는 점에 보고서는 주목했다.

보고서는 철도망 재편이나 복선화, 전기화와 같은 질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기간 북한 정부가 철도망을 늘리려는 투자를 충분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철도 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북한의 대외 상황과 정치적 목적을 꼽았다.

북한 정부는 전쟁이나 대외적 단절로부터 생존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하며 철도에 대한 소극적인 투자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통제 강화를 위해 지역 간 물자나 인구 이동을 막으려고 한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했다.

결국 북한의 소극적인 철도 투자는 북한경제가 근대 경제성장의 길을 걷지 못하고 장기침체로 빠져들게 된 원인이자 결과였다고 판단했다.

이는 사회주의 경제에 내재한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경제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재원이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며 "경제 발전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을 정부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북한에서 근대 경제성장이 시작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