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사유로 승진 누락 주장…"경찰 고위직 인사시스템 두고 논란 재연" 분석도
경찰 고위직의 이례적 '인사 반발'…경찰청도 부담 느낄 듯

경찰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경무관이 청와대를 상대로 경찰 인사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뜨려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경찰대 2기)은 29일 정부가 발표한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누락된 뒤 언론을 직접 접촉해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은 자신이 2015년 서울청 기동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민중총궐기 집회를 관리했다는 이유로 음해성 투서가 돌아 인사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추측했다.

자신이 당시 책임 범위에 있지 않았음에도 청와대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경찰 내부에서 이 같은 공개 비판이 나온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황운하 현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총경이던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당시 이택순 경찰청장의 처신을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그는 경무관이던 2016년에도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이 정권 눈치를 본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010년 채수창 당시 서울 강북경찰서장은 양천경찰서 고문 사건이 조현오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지나친 성과주의에 있었다면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과 조 청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다만 이는 특정 지휘관의 처신이나 방침 등에 관한 문제제기였고, 송 부장 사례처럼 본인의 인사 문제를 두고 고위직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송 부장은 자신이 정치적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구조여서 고위직 승진 인사가 정치적 독립성을 띠기 어렵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계속 있었다.

자신이 이른바 '고생하는 보직'인 서울청 경비부장으로 오랜 기간 근무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불상사 없이 관리한 공로까지 있음에도 백남기 농민 사건 당시 경비부서 지휘관이었다는 이유로 음해를 받아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것이 그의 추측이다.

송 부장은 이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이나 거취와는 별개로, 이번 공개 비판으로 경찰 인사시스템의 해묵은 문제가 다시금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고위직 인사를 청와대가 최종 결재하는 구조여서 인사철만 되면 '누구는 정치권 어디에 줄을 댄다더라'는 식의 설이 난무하는 일은 늘 반복된다.

이 때문에 경찰의 정치적 독립이 '고위직 인사 독립'에 달렸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번 인사는 민갑룡 경찰청장 취임 이후 첫 경찰 정기인사였다.

송 부장의 비판 대상은 청와대와 경찰 인사시스템이었지만, 고위직 인사에 추천권이 있는 민 청장이 앞으로도 계속 조직 인사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경찰청 역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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