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위문활동 등 모범 동포사회 격려…한반도 평화 관심 당부
동포 대표들, 체코에 한국 문화·역사 알리기 등 제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체코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어 이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별도로 현지 기업인과도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간담회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체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과 체코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포 20여명이 참석했다.

또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 세계한인경제인협회(OKTA) 프라하 지회의 김만석 회장과 최춘정 부회장, 김창수 감사 겸 한인회장, 이미하 체코 가이드협회 대표, 김현민 프라하 한인민박협회 회장 등 경제인들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체코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공업 국가로서의 협력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제조업 분야 중심이던 기존의 양국 간 협력을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영역으로 확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30년이 채 되지 않은 이민역사에도 한·체코 체육대회와 차세대 음악회, 현지 양로원·보육원 위문 등을 통해 모범적으로 활동 중인 체코 동포사회를 격려하며, 앞으로도 활동 폭을 넓혀 양국 관계증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체코 동포사회는 1990년 체코 민주화 이후 인근 유럽에서 한인들이 유입되면서 시작됐으며, 체코한인회는 2011년부터 한·체코 체육대회, 2014년부터 한·체코 차세대 음악회, 2014년부터 사회 소외계층 위문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체코에는 2천500여명의 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진출기업 주재원과 그 가족이 대부분이고 순수 정착 동포는 5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넥센타이어, 대한항공 등 30여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동포 대표들은 양국 관계의 동반 발전에 필요한 지원 필요성을 건의했다.

최춘정 세계한인경제인협회 프라하 지회 부회장은 "체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케이팝, 한국영화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체코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역사·예술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양동환 현대차 체코 법인장은 "한국 기업들이 체코에 진출해 양국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며 "동반 진출한 19개 협력사가 현지 기업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장려해 이들이 체코 진출 초기보다 2∼3배 이상의 매출액 증가를 이뤘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열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체코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하고 "기업 역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김윤식 체코 국립극장 발레리노는 한국 예술계의 심각한 위계질서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의 젊고 유능한 예술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예술계뿐 아니라 도처에서 벌어지는 갑질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간의 남북대화를 비롯한 남북관계 진전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정부 노력에 대한 동포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도 요청했다.

한편, 체코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합창단원으로 활약 중인 조원배 테너가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벚꽃엔딩'과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다음 순방지인 아르헨티나와 뉴질랜드에서도 동포들을 만나 간담회를 한다.

뉴질랜드 동포간담회에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형인 양정석씨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현지 한인회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