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 공군사령관이 26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군 폭격기의 훈련비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1일 내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조치다. 미·북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유화책으로 해석된다.

브라운 사령관은 이날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상공에서 (전략폭격기) 비행을 중단하겠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를 다루기 위한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그간 B-1B와 B-52, B-2를 괌에 배치해 정기적으로 훈련해왔지만 지난 6월 이후 한반도 주변에서는 일절 비행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브라운 사령관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등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다만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되지 않더라도 전체 훈련 횟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브라운 미국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이날 디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위급 단위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하와이와 워싱턴주의 루이스-매코드 (육군·공군) 합동기지,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 일부 상황을 놓고 훈련을 했다”며 “한국군도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한에서 훈련하는 것만큼 좋진 않으나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낫다는 건 확실하다”며 “대대급이나 그 이하 단위 훈련은 한반도에서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