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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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잠룡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데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도 정치적 시험대에 올라 선 모양새다.

이 지사는 성남시 조직폭력배 연루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등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아내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결과와 친형 이재선씨 강제입원 사건까지 다시 불거져 코너에 몰렸다.

박 시장은 여야가 정기국회 이후 실시하기로 한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에서 난관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문제가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직원 친인척의 정규직 전환 문제, 이른바 고용세습 논란에서 시작된 만큼 야당은 이번 국조를 사실상 '박원순 청문회'로 생각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맞붙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 이어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도약하며 정치적 무게감을 키웠다. 반면 지난해 대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박 시장은 3선 서울시장으로 거듭나면서 정책 역량 등 내공을 쌓는 데 주력해 왔다.

이들이 민주당의 차기 예비주자 중 한 명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 시장과 이 지사 모두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파워게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논란에도 여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는 이 지사가 '정치적 피해자'로 자신을 규정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소년공 출신 흙수저를 내세운 이 지사는 탄압에 맞서는 투사의 이미지로 논란의 파고를 정면돌파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 지사는 '혜경궁김씨'나 친형 강제입원 논란 등과 관련해 "경찰의 정치공세", "부당한 올가미"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주로 사생활이나 사회통념상 거부반응이 큰 문제로 인식되는 만큼 과거 대권주자들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같은 선상에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