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중립·비박, 계파 간 '표심잡기' 경쟁

나경원, 친박과 교감 넓혀…잔류파 단일후보 입지 강화
비박 강석호·김학용 의원, 단일화에 상당한 진전

친박 유기준 독자 완주 의지
후보 간 합종연횡 변수 많아…선거 판세 여전히 안갯속
유기준 의원(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김학용 의원, 강석호 의원, 유재중 의원, 김영우 의원.

유기준 의원(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김학용 의원, 강석호 의원, 유재중 의원, 김영우 의원.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2주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 중인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에선 유기준(4선·부산 서동), 중립계에선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유재중(3선·부산 수영), 비박(비박근혜)계에선 김영우(이하 3선·경기 포천·연천)·김학용(경기 안성)·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등 총 여섯 명이다.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2020년 차기 총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당내 계파 간 물밑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친박 포섭 나선 나경원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내달 11일을 전후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달 초만 해도 후보 난립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경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전 같은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립계인 나 의원은 최근 친박계 의원들과 활발하게 교감하며 잔류파(친박계+중립계) 단일 후보 입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평생을 감옥에 계실 정도로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계 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국당 한 초선 의원은 “비박계 출신인 나 의원이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계파 간 갈등도 누그러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이번엔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 의원이 끝까지 완주할 경우 친박계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중립계 유재중 의원은 나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문턱까지 온 비박 단일화

가장 먼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비박계 강석호 의원과 김학용 의원은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두 의원 간 단일화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 측근인 한국당 관계자는 “비박계의 가장 큰 결점인 탈당 이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원내대표 선거는 후보 개인의 평판 역시 중요한데 그런 면에선 강 의원이 어느 후보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당 일각에선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학용 의원에게 더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영우 의원은 강석호·김학용 의원의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완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박·비박·중립 3파전?

잔류파의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던 심재철 의원은 최근 주변 의원들에게 “원내대표 도전을 내려놓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후보로 지목됐던 권성동 의원도 당원권 정지 문제가 걸려 있어 현실적으로 원내대표 경선 출마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 단일화 과정 등에 변수가 많아 누가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오를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후보는 원내대표 대신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데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 의장을 누구로 확보하느냐도 선거전의 변수다.

일부 유력 후보는 최근 1 대 1로 만나 단일화를 조율했지만, 상대방에게 “당대표 전당대회에 나가라”고 권유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가 다른 계파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정하고 ‘반(反)문재인’이라는 기치로 통합형 원내 지도부를 꾸리는 게 장기적으로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