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도는 아무리 속도가 빠른 구간이라 해도 시속 50㎞를 못 넘습니다. 구간 평균 속도가 시속 20~30㎞밖에 안 됩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남북한 철도 공동조사, 이제 첫 걸음마"
대북 철도분야 전문가로 유명한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한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 “북한 현지 조사가 공동으로 진행된다면 아기가 첫걸음마를 떼는 것과 같은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철도의 현재 실상에 대해선 그동안 조사가 정식으로 되지 않아 최신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3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 분야에 대해 자국의 독자 대북제재에서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 중 유엔 안보리와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면제를 확정받은 건 철도 공동조사가 처음이다. 공동조사와 착공식은 다음달 초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남북 철도 사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나 원장은 북한 철도 인프라가 열악해진 배경으로 6·25전쟁을 꼽았다. 그는 “남북 철도 모두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졌기 때문에 동일한 규격의 복선 형태였지만 6·25전쟁이 끝난 뒤 북한은 철로의 목침과 금속 등을 전후 복구에 동원했고, 이 때문에 단선 형태의 철도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의선의 일부인 평양~신의주 구간(225㎞)의 경우 편도 기준으로 급행은 5~6시간, 완행은 10시간 이상으로 알려졌다.

나 원장은 “공동조사가 시작된다면 북한 현지에 철도 기술자들이 가서 현황을 살펴봐야 할 텐데 향후 계획은 실측 조사를 해야 알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