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첫 회의
미·북 고위급 회담도 논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실무 협의를 위해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공식 출범했다. 양측은 곧바로 첫 회의를 열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협력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예외 적용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미 양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통일부 교류협력담당자와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이, 미국 측에선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료들이 배석했다.

첫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철도·도로 착공식 일정을 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여러 가지 한·미, 북·미, 남북 간에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들을 보면서 일정을 잡아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북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열려야 착공식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북은 당초 지난달 하순부터 경의선 철도 현장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 아직까지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취소된 미·북 간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회의에 앞서 “미국이 내년 1월 초쯤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추산하면 지금쯤 (고위급 회담을) 해야 한다”고 말해 회담이 조만간 개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북은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해 다각적으로 물밑 접촉 중이다. 최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장이 극비리에 방문해 판문점에서 북측과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전에 북한의 보유 핵무기·시설 목록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 성사의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경제협력 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 간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각에선 미국이 ‘남북관계 과속’을 막기 위한 실질적 제동장치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양국 정부가 밝힌 워킹그룹 의제는 외교 공조, 비핵화, 대북제재 이행, 남북협력이다.

김채연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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