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20일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한국당 대표 경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돌아온 홍준표…당대표 재도전?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는 국민 절반 이상의 지적에 힘입어 (정치 활동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13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의 믿음이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정계를 떠난 일이 없기에 정계 복귀가 아니라 현실 정치로의 복귀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지난 7월 미국으로 떠난 홍 전 대표는 9월 귀국한 뒤 수차례 페이스북에 정계 복귀 가능성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경제가 통째로 망쳐지고 있다”며 “이 땅의 지성들과 네이션 리빌딩(국가 재건) 운동을 펼치는 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정치권에선 홍 전 대표의 ‘재등판’이 내년 초 한국당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의 대항마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대표로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 뒤 2022년 대선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별세로 내년 4월 치러지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 전 대표가) 복귀를 한다니 격하게 환영한다”며 “홍 전 대표가 한국당 종신 대표를 맡아 수구보수의 소멸이라는 대업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